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내셨던 분께서 자살을 하시다니..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대통령 하나 바꼈을 뿐인데, 한국이 쌓아온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듯 하다.
숭례문이 무너지질 않나, 용산에서 사람들이 무고하게 죽질 않나.. 정말 좋은 일은 한번도 없고 나쁜 일만 계속 생기는 것 같다.

어떤 마음으로 그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셨을지 나로선 상상이 안된다.
정말 참담한 심정일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중 했던 일은 모두 미완이거나 실패로 남겨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그렇게 잘못한 일도 없었던 것 같다.
인권 변호사에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정치인. 철저히 비주류의 길을 걸었던,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위인이 아니었을 까 싶다. 그 비주류 싸움꾼 기질이 그를 자살로 내몬 것일지도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한 나라의 전 대통령으로써 너무 무책임한 행동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자신의 정통성에 먹칠을 하고, 모두가 자신을 무시하고 등을 돌리고, 언론의 몰매를 맞고 자신의 가족들이 줄소환되는 상황에서 그의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나로써는 상상도 못한 고통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전 대통령으로써 책임을 저버렸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자살이라니.. 정말 말도 안되고, 한 나라로써 치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죄가 있다면 달게 받고 책임지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점도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권이 노무현을 잡겠다고 몰아부쳤지만, 그가 정말 결백했다면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굳건히 맞서서 이겨냈어야 한다. 또, 만약 죄가 있다면, 죄값을 달게 받는게 전 대통령으로써 갖춰야 할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후대를 위하는 길이고, 이명박 정권이 바꼈을 때 또 전 정권들에게 어떤 빌미를 제공하지 않는 근거가 될 수 있어야 했다.

이렇게 자살을 하고, 사건을 덮는 다면, 진실은 묻혀지고, 훗날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리가 적발되었다 하더라도 어영부영 넘어갈 수 있는 핑계거리가 되고 말 것이다.

그가 느꼈을 고통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었을 테지만, 자신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의연한 자세로 맞서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 싶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정권이 언제까지 유지되는 것도 아니고 다음에 정권이 바뀌면 (진실로 그렇게 되기를 기원한다) 그때 노무현에 대한 재평가를 기다렸어야 옳지 않나 싶다.

정말 돌아가신게 꿈만 같고, 우리나라 역사에 큰 위인을 잃은 것 같아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3당 합당에 역사에 부끄럽지 않냐며 소리치던 노무현이 생각나고, 처가에 대한 색깔론에 부인을 버려야 겠냐며 말하던 노무현이 생각난다.

by 공이 | 2009/05/25 17:45 | 잡다함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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