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한 돈

얼마전에 봤던 시대정신에 감명을 받아서 이번에 새로 산 책 "달러" 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을 보면 정말 내가 돈에 대해서 속고만 살았나 싶을 정도인데.. 정말 생각하면 할 수록 알쏭달쏭하다.

문제는 중앙은행이 국가기관이 아니라 독립기관이라는 점이고, 중앙은행에서 돈을 발행할때 공짜로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자를 붙여서 발행한다는 점이다.
시중에 통화를 늘리는 방법은 은행의 지급준비금을 낮추거나 재할인을 하거나 국채를 사들임으로써 통화를 늘리게 된다.
문제는 국채를 사들인다는 점인데, 이것은 나라가 1년 안에 원금과 이자를 합해서 갚겠다는 증서이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고, 원금에 해당하는 돈을 발행한다. 국채란 정부가 중앙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중앙은행은 무슨 근거로 대출을 해줄수 있을까? 우리가 대출을 받는다고 하면 대출을 해주는 은행이 당연히 그 돈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중앙은행은 아무런 근거없이 대출을 해준다. 허공에서 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실은 만들어내지도 않는다. 그저 컴퓨터에 적힌 대출증거에 숫자만 증가시킬 뿐이다. 전체 통화의 3퍼센트만이 실제 통화로 유통되고 나머지는 그저 컴퓨터 안의 숫자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급준비금이라는게 있다. 이것은 시중은행에서 중앙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담보로 맡기는 돈인데, 이것을 10%로 규정하고 있다. 즉, 10만원을 맡기면 100만원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이다. 즉, 90만원이 허공에서 발행이 된다. 또 재밌는 점은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은 100만원을 지급준비금으로 정하고 다시 900만원까지 대출을 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10만원에서 990만원이 생겨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돈놀이가 가능한걸까? 이런 돈놀이의 역사는 중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세시대 통화의 기본 단위는 금이었다. 하지만, 금은 보관이 힘들고 도난의 위험이 존재했다. 그래서 마을에서 가장 좋은 금고를 가진 사람이 금을 대신 보관해주고 보관한 금의 가치에 해당하는 증서를 써주게 되었다. 이런 사람들을 금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갈 수록 금 자체를 거래하기 보다는 증서를 거래하기 시작했다. 더 편했기 때문이다. 결국 금은 거래되지 않고 종이조각이 거래되기 시작했고, 금장에게 맡긴 금의 존재는 잊혀져 갔다. 바보가 아니었던 금장들은 한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이 맡긴 총 금의 양에서 10%만 찾아가더라는 것이었다. 결국 10%만 보관하고 나머지 90%는 다른곳에 써도 괜찮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것이 돈놀이의 기초가 되었다.

재할인도 비슷한 경우이다. 할인제도라는게 있는게, 6개월짜리 약속어음을 기업이 받았는데, 6개월 만기를 기다리기 힘들어서 은행에게 미리 땡겨달라고 신청할 수 있다. 이때 은행에서는 6개월에 해당하는 선이자를 떼고 지급해주는데 이것을 할인제도라고 한다. 은행도 마찬가지로 중앙은행에 할인을 할 수 있다. 시중은행이 가진 어음등을 가지고 중앙은행에게 돈을 달라고 하면 중앙은행은 선이자를 떼고 은행에 돈을 지급해준다. 결국 할인에 다시 할인을 붙는 형태이기 때문에 재할인이라고 한다.

결국 중앙은행은 허공에서 돈을 만들고, 그 돈에 대해서 이자까지 매긴다는 점이다. 그럼, 이자는 뭘로 갚나?.. 당연히 돈으로 갚는다. 그럼 그 돈은 어디서 얻나? 물론 그 돈은 중앙은행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자를 갚아야 하는 돈도 이자를 물고 발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완전 패러독스이다.
그간 100년 가까이 이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 시스템은 일종의 폭탄돌리기에 가깝다.
말하자면 은행은 복서에게 권투글러브를 끼우고 나가서 돈을 강탈해오라고 시키는 스폰서이다. 그럼 어떻게 돈을 강탈해올까? 물론 답은 수출을 함으로써 해결된다. 수출을 함으로써 수입한 대상국의 산업을 발전시키고 결과적으로 양국의 수출과 수입이 같이 증대되어서 세계 경제가 발전한다 라는 장미빛 설명을 수출에 대해서 하곤 하지만 쉽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듯이 결국에 수출이란 상대방 돈을 강탈해 오는 것이다. 이렇게 강탈한 돈을 중앙은행에 이자로 지급된다.

결국 모든 문제는 과연 중앙은행은 허공에서 돈을 찍어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이익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점이다. 용광로에서 소각해버리는 걸까? 그래서 한국은행법을 찾아보았다. 법령에 의하면, 모든 지출을 뺀 순이익금의 10%를 적립하도록 되어 있고 나머지 이익금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서 적립할 수 있고, 그리고 남은 나머지는 세금으로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말하자면 자금의 순환 고리인데, 누수가 얼마나 심할지에 대한 의심이 간다.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되는 시스템이 100년이나 유지되어 올 수 있었을까? 이 시스템에서는 사람은 누구나 빚을 지게 된다. 돈 그자체가 빚의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빚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사람들로 하여금 일을 하게 만든다. 그것은 그들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고, 그들에게 피지배자로 머물러 있도록 만든다. 결국 매일같이 바쁘게 살아가지만 정작 돈은 없는 서민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얼마전 다큐멘터리 보니까 일용직 근로자들의 하루는 5시에 시작된다고 하더라. 그들이 더 바쁘게 살지만 더 많이 못버는 세상. 그것을 만들어낸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이 통화정책에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또 하는 얘기가 별다른 대안이 없지 않냐고 한다. 현재 시스템이 가장 좋기 때문에 그동안 유지되어 왔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그건 틀린 얘기이다. 결국 통화를 독립기관에서 발행하지 않고 국가에서 발행하고 발행한 통화에 대해서 이자를 물리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왜 우리가 돈을 발행하는데 거기에 이자를 물어야 할까? 그것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거짓으로 들어난 것은 지난 백년간 우리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어 왔다는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란 결국에는 시중에 재물이 고정된 상태에서 통화량이 늘어날 경우 발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플레이션이라는게 통화량을 잘못발행했기 때문이지, 발행된 통화량에 이자를 붙인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이 해결된다는 것은 아니다. 국가에서 발행하나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나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있다는 점이고, 국가에서 발행한다고 인플레이션이 더 빈번하다고 볼 수 없다. 국가 시스템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 세금정책을 적절히 쓴다면 - 이 말은 불로소득을 얻은 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긴다면 - 인플레이션은 충분히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by 공이 | 2009/02/22 23:57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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