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01일
비상비비상처 (非像非非像處)
불교에서 깨달음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비상비비상처 라는 단계가 있다.
이것을 우리말로 직역해보면,
상이 아니고, 상이 아닌것아닌 상태
라고 볼 수 있다. 일정의 패러독스이고 언어유희인데, 불교에서는 이런 형태의 말이 많이 나온다. 나는 이 말을 대단히 좋아한는데, 이것이 불교에서 추구하는 바이고 동양 사상의 근본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우선, 상(像) 이란 무엇인가? 우리말로 풀이하면, 모양, 형상, 법, 규범, 양식, 법규 등등 을 나타낸다. 뜻이 굉장히 광범위하고 다양한 한자 중 하나인데, 동양에서는 이것을 더 확장해서 모든 이름 붙여진 것으로 볼 수있다.
흔히 형이상학 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주역에서 따온 말인데, 주역에 이런 말이 있다.
形而上者謂之道,形而下者謂之器.
"형상(形象) 이전의 것을 도(道)라고 하고, 형상 이후의 것을 기(器)라고 한다"
"형상(形象) 이전의 것을 도(道)라고 하고, 형상 이후의 것을 기(器)라고 한다"
점점 어려워지는듯 한데, 한마디로 상이란 이름 붙여진 모든 만물이라고 보면 되겠다. 우리가 그릇을 그릇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냥 흙을 구운 덩어리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그릇이라고 이름 붙임으로써 우리가 그것은 음식 등을 담을 수 있는 용기라는 상이 되는 것이다.
비상이란 말그대로 상이 아닌것, 다시말해 상을 거부하는 단계이다. 불자가 속세를 떠나서 공부를 계속하다보면 상을 거부하는 단계에 이르른다. 이것은 모든 속세의 이름 붙여진 것들을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비비상의 단계가 된다. 이것은 상이 아닌 것도 아닌 상태. 말그대로 상을 거부하지도 상을 거부하지 않지도 않은 애매한 상태를 말한다.
인생무상이란 말이 있다. 말그대로 상이 없는 상태이다. 여기서 없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있으나 있는 것도 아닌것.. 자꾸 쓰다보니까 왠지 말장난 같다.
# by | 2008/12/01 00:06 | 잡다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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