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냐 우파냐


새로운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의 당선 연설에 변화는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좌파도 우파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좌파의 경우 변화는 절실하다. 예전에 이 책을 아는 사람의 추천으로 읽은 적이 있었다. 책이 얇고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좌파 지식인의 입장에서 좌파와 우파에 대해서 쓴 책이다. 특유의 전투적인 글씨색인 빨간 바탕에 흰색 글씨로 써있어서 매우 전투적인 책이겠구나 하고 선입견을 가질 수 있지만, 그걸 기대하고 책을 들었다면 십중 팔구는 실망할 수 있을 정도로 얌전하게 쓰여진 학술서적이다.
이탈리아 정치학자인 작가가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을 쓴 목적은 좌파는 이제 의미를 잃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전세계적으로 좌파의 힘은 매우 약해져 있다. 공산국가의 몰락과 유럽에서 노동당의 잇단 패배로 인해 어떤 사람은 이제는 진정한 좌파가 없다고 말할 정도이다. 이 책에서는 좌파와 우파라는 이분법이 여전히 유효하고 자신의 지지정당을 선택할 때 사람들 사이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럼 좌파와 우파를 어떻게 구분하는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작자는 좌파는 평등 지향적이고, 우파는 불평등 지향적이라고 말한다. 그럼 우파는 나쁜건가? 그렇다. 작자 스스로 좌파라 그런지 좀 좌파 지향적으로 써있다. 사실 좌파가 평등을 주장할 때 우파는 불평등을 주장할 순 없으니까 하는 말이 자유를 주장한다고 하는데, 작자는 평등의 반대말은 자유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즉, 평등하면서 자유로울 수 있고, 불평등하면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파에서  흔히 러시아나, 북한의 예를 들면서 그들의 자유가 억압되고 있는건 공산국가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 쉬운데, 극우가 지배했던 무솔리니 치하나 박정희, 전두한 시절의 우리나라가 자유로웠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작자는 자유를 억압하는 건 평등이 아니라 권위라고 말한다. 그래서 작자는 좌파와 우파를 4가지로 분류했는데, 극좌, 중도좌파, 중도우파, 극우 로 나누고 있다. 극좌와 극우는 서로 닮아있는데 둘 다 권위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극좌와 극우는 자유를 억압한다고 말한다.
두번째로 좌파를 압박하는 건 성장의 문제이다. 즉, 좌파는 성장보다는 분배에 치중하기 때문에 경제 성장이 더딜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반박이 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올해 읽은건데 벌써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이 책은 좌파와 우파가 무엇인지에 대한 책이지 좌파가 우파보다 좋다라고 주장하는 책은 아니다.) 기억이 잘 안나는거 보니 안나온 모양이다. 나의 생각에 꼭 성장의 반대가 분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즉, 분배에 치중한다고 해서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경제 상황을 봤을 때 신자유주의의 경제 성장 모델은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그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배의 좋은 점은 사회가 건전해진다는 점이다. 그럼으로써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좌파를 비판하는 또 다른 점은 공산주의가 생산성을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공산주의 실험은 실패했다. 공산주의는 좌파이지만 북한과 러시아, 중국의 공산당은 불평등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우파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공산주의는 필연적인 우파의 존재를 경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좌파의 탈을 쓴 우파에 의해 실패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그럼 제 3의 길은 가능한가? 사실 이 책의 국내 제목이 제3의 길은 가능한가 이지만, 이탈리아의 본제목은 좌퍄냐 우파냐 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3의 길에 대해서는 명확한 제시가 없다. 예전에 술집에서 이 책을 추천한 그 아는 사람과 이 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토론한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린 참 재밌었는데, 주변을 좀 시끄럽게 해서  민폐가 되었던 것 같다.
토론의 주제는 정확히 제3의 길이 무엇인가? 보다는 탈권력이 가능한가 였다. 나의 주장은 시스템은 그 자체로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점이고, 그 사람의 주장은 시스템 이전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이 건전하다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결론은 둘 다 너무 이상적으로 치우친다는 결론을 냈지만, 서로의 생각을 이해했고, 토론 과정에서 옆길로 많이 새면서 여러가지 얘기를 했기 때문에 꽤나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술 먹으면서 한 얘기 였기 때문에 다음날 80% 가량을 잊었지만...
좌파에 대한 회의론에 의해서 요즘에 제 3의 길이 무엇인가? 에 대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금, 아나키즘과 히피즘이 재평가되고 있는 것 같다.

두서가 없지만, 미국이 좀 부러워서 몇자 남겨봤다. 사실 우리나라도 전혀 대통령 될 수 없었던 조건인 노무현을 대통령을 뽑아준 바가 있기 때문에 그다지 부러워할 건 없지만, 극우인 이명박이 대통령이고 임기가 아직 짱짱하게 남았다는 상황이 날로 절망스러운 가운데, 오바마 당선 소식이 좀 부러웠다.
 


by 공이 | 2008/11/06 20:02 | 잡다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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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노아스터 at 2008/11/06 21:18
이런 장문의 글을 토해내시다니
변화는 시작 되었을까
Commented by 공이 at 2008/11/07 08:12
사람들이 좌파의 변화를 생각하고 있고, 기존 공식으로는 달라진 사람들의 인식에 먹혀들어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으니, 변화하겠죠. 좌파든 우파든, 민주주의든.. 저는 그 변화의 길에 탈권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말하자면, NGO 등의 초국가적인 기관등의 성장이나.. 과연 탈권력이 가능한 일인가 하는 회의가 듭니다. 이번에 환경연합의 비리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시스템과 권력은 불가분의 관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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